하지정맥류는 현대 사회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로 하체의 혈관에 비정상적인 확장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대개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지만 남성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단순한 미용적 문제를 넘어서 증상으로 인해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장기간 방치할 경우 다리의 상처가 궤양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예방,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정맥류의 발병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약 23만 명으로 5년 사이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 후반부터 점차적으로 발병률이 상승하며 40대 이후 더욱 두드러진다.
여성을 중심으로 발생률이 높은데 전체 인구 중 약 30%가 어느 정도 하지정맥류를 경험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특히 서서 일하는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나 장시간 앉아 있는 직장인들, 임신 중인 여성들이 발병 위험이 높다.
하지정맥류는 하지의 정맥에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확장을 말한다. 정상적인 정맥은 혈액이 심장으로 되돌아가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정맥 벽의 약화나 판막의 기능 저하가 생기면 혈액이 역류하게 되어 정맥이 확장되고 울퉁불퉁한 모양으로 변형된다. 이로 인해 다리의 통증, 부종, 무거운 느낌 등을 유발하게 된다.
하지정맥류의 주요 원인은 유전적 요인, 호르몬 변화, 과체중, 임신, 장시간 서서 일하거나 앉아 있는 생활습관 등이 있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정맥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임신 중 호르몬 변화는 혈관을 더 유연하게 만들고 자궁이 커지면서 정맥에 압력을 가하게 되어 하지정맥류를 유발하기도 한다.
하지정맥류의 가장 흔한 증상은 다리의 무거운 느낌과 통증이다. 특히 오후가 되면 증상이 심해지며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더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에 부종이 생기거나 피부에 푸르스름한 색깔을 띠는 것이 특징적이다. 초기에는 미세한 혈관의 변화로 시작하지만 점차적으로 정맥이 부풀어 올라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의사가 환자의 증상을 청취한 후 육안 검사 및 도플러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정맥의 상태를 확인한다. 도플러 초음파는 정맥 내 혈류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 하지정맥류 진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정맥류의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 초기 단계에서는 생활습관의 개선과 보조적인 치료법인 정맥 순환 약물치료와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유효하다. 이 외에도 레이저나 고주파 시술 치료, 시아노아크릴레이트를 이용한 정맥 폐색 시술 치료와 정맥을 근본적으로 정맥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있다. 특히 경미한 증상에 대해서는 비수술적 방법이 효과적이지만 심한 경우에는 정맥 제거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치료 후 경과는 대체로 양호하나 정맥 상태에 따라 재발 가능성도 있으므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치료 후에는 일정 기간 동안 활동을 제한하고 치료 부위를 충분히 휴식해야 한다. 또한 재발 방지를 위한 생활습관의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정맥류는 단순히 미용적인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만약 방치될 경우, 혈전증, 출혈, 피부 변색, 피부경화증, 궤양 등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에서 흔히 말하는 표재정맥의 역류나 심부정맥에도 역류가 있을 경우 매우 드물지만 혈전이 발생해서 폐로 이동하여 심각한 폐색전증을 일으킬 위험이 크다. 따라서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정맥류의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올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하체를 자주 높여주고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일을 피하는 것이 좋다. 비만이나 과체중은 하지정맥류의 발병 위험을 높이므로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정맥류 예방을 위한 생활 수칙은 간단하다. 첫째,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하체 근육을 강화하고 혈액 순환을 촉진시킨다. 둘째,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지 말고 자주 자세를 바꿔주며 가능하면 다리를 높여 주는 것이 좋다. 셋째, 염분 섭취를 줄여 부종을 예방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로 혈액이 농축되지 않도록 한다.
식이요법은 하지정맥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보카도, 키위, 시금치, 견과류와 같은 비타민 C, E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면 혈관을 튼튼하게 만들고 항산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연어, 아마씨 등을 섭취하면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정맥류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방치할 경우 삶의 질이 저하되는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치료와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을 꾸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정맥류의 원인과 치료 방법, 예방을 위한 수칙을 잘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건강한 다리를 유지하는 첫걸음이다.
인하대병원 혈관외과 정태영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