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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숨이 차고 기침이 오래 간다면? 조기진단이 중요한 특발성 폐섬유증과 간질성 폐 질환

2025.11.10


나이가 들면서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거나 마른 기침이 지속될 때 단순한 노화나 감기 후유증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특발성 폐섬유증(IPF)’이나 ‘간질성 폐질환(ILD)’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고령화와 환경적 요인 증가로 간질성 폐질환(ILD)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간질성 폐질환(ILD)은 폐를 지지하는 구조인 ‘간질’이 서서히 섬유화되어 단단해지면서 산소 교환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군으로,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특발성 폐섬유증(IPF)이다.


증상은 서서히, 그러나 진행은 빠르게
초기에는 기침이나 호흡곤란이 미미하여 감기나 노화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병이 진행되면 점차 계단을 오르거나 대화 중에도 숨이 차고, 말끝이 끊어지거나 피로감이 심해진다.

이러한 증상이 수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단순한 기관지염이 아닌 폐 섬유화 진행의 신호일 수 있다. 특발성 폐섬유증(IPF)은 특히 진행이 빠르고 예후가 좋지 않아, 진단 시점부터 평균 생존기간이 3~5년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전문적인 치료가 생명을 좌우한다.


주요 원인과 위험 요인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흡연이 가장 중요한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직업적 노출(먼지, 금속, 용접, 유기화학물질 등), 만성 염증, 바이러스 감염, 유전적 소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 전신경화증, 쇼그렌 증후군 등 자가면역질환 환자에게서 2차적으로 발생하는 간질성 폐질환(ILD)도 흔하다.


진단은 영상과 폐기능검사로
진단에는 고해상도 흉부 CT(HRCT)가 가장 중요하다. 폐의 말단 부위에 그물 모양 음영과 벌집모양(‘honeycombing’) 변화가 보이면 섬유화를 의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폐 기능검사를 통해 폐활량(FVC)과 확산능(DLCO)을 측정하면 질환의 진행 정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기관지경 또는 수술적 조직 검사나 자가면역항체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치료는 조기 개입이 핵심
특발성 폐섬유증과 간질성 폐 질환은 완치는 어렵지만, 조기 발견 시 항섬유화제(nintedanib, pirfenidone)를 통해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흡연자라면 즉시 금연해야 하며, 독성 물질 노출을 줄이고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호흡재활치료를 통해 폐활량 유지와 운동 내성 향상을 돕고, 저산소증이 있는 경우 산소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진행된 경우에는 폐 이식이 유일한 근치적 치료법이 될 수 있다.


“급성 악화”가 생명을 위협한다
특히 특발성 폐섬유증과 간질성 폐 질환 환자에게 질병의 경과 중 가장 위험한 것이 ‘급성 악화(acute exacerbation)’이다. 이는 안정된 상태에서 갑자기 심한 호흡곤란이 악화되고, 염증이 급격히 폐 전반에 퍼지는 상태를 말한다.

보통 감염, 수술, 흡입 자극, 위 내용물 흡인, 혹은 명확한 원인 없이도 발생할 수 있다. 급성 악화가 발생하면 수일 내에 호흡이 급격히 악화되어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으며, 여러 연구에서 급성 악화의 입원 중 사망률은 약 40~60%, 기계환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80~90% 이상으로 보고된다.

급성 악화 후 생존하더라도 폐 기능은 대부분 회복되지 않으며, 이후 1년 내 사망률이 60~80%에 달한다. 따라서 감염 예방, 백신 접종, 흡입 자극 물질 회피, 정기적 추적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


꾸준한 관리가 예후를 바꾼다
특발성 폐섬유증과 간질성 폐 질환 환자의 예후는 꾸준한 치료와 생활습관 관리에 달려 있다. 정기적인 폐기능 검사와 영상검사를 통해 병의 변화를 추적하고, 금연·미세먼지 차단·가벼운 유산소 운동 등을 생활화하면 비교적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독감, 폐렴구균 백신 접종도 권장된다. 폐섬유증 환자의 경우에는 일반 환자들보다 폐암의 위험도도 올라가기 때문에, 정기적인 흉부 영상 추적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발성 폐섬유증과 간질성 폐 질환은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생명을 좌우하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어서 숨이 차다”라고 쉽게 넘기지 말고, 기침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숨이 점점 차오른다면 폐 섬유화 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
폐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하대병원 호흡기내과 장혜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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