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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대상포진, 조기 치료와 예방이 중요한 이유

2025.10.27


대상포진은 우리 몸속에 잠들어 있던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다시 깨어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어릴 적 수두를 앓고 난 뒤 완전히 사라진 듯 보이던 바이러스는 신경절 속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재활성화되어 신경이 분포하는 피부 분절을 따라 발진과 통증을 일으킨다.

대상포진의 원인은 면역력 저하이다. 나이가 들수록 면역 세포의 기능이 떨어지기에 더욱 취약해지며, 특히 50세 이후 환자에서 발병률이 뚜렷하게 증가한다. 항암치료, 면역 억제제 같은 약물 사용도 발병을 촉진하는 요인이다.

국소적으로 따끔거리거나 타는 듯한 통증이 있던 중, 2~3일 후 띠 모양의 수포성 발진이 생기면서 대상포진임을 알아차릴 수 있다. 수포성 발진은 주로 몸통, 엉덩이 부위에 생기며, 대개 몸의 한쪽에만 나타난다. 감기몸살과 비슷하게 몸이 무겁고 피곤하거나 두통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진단은 대체로 진찰만으로도 가능하다. 띠 모양 발진과 동반되는 통증이 특징적이어서 추가 검사 없이도 확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증상이 비전형적일 경우 피부 병변에서 바이러스 검출 검사를 하거나 혈액 검사를 하기도 한다.

치료는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바이러스제를 증상 발생 72시간 이내 투여해야 하며, 합병증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항바이러스제는 피부 병변의 진행을 막고 회복에 도움이 된다. 다만 항바이러스제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예방하지는 못한다. 심한 면역저하자나 내부 장기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합병증은 다양하다. 가장 문제 되는 것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피부 병변 호전 후에도 1달 이상 통증이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청년 층에서는 드물지만 노년 층에서는 2~4명 중 1명꼴로 흔히 나타나기도 한다.

지속적으로 통증이 있거나, 간간이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며, 감각 과민 또는 감각 저하도 흔하다. 통증 조절을 위해 진통제가 사용되며, 리도카인 패치, 캡사이신 패치, 항우울제가 사용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약들로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신경 차단술 같은 시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되기도 한다.

눈에 발생하는 경우에는 시력 저하나 실명이 유발될 수 있어 빠른 진료가 필요하다. 귀에 발생하면 안면 마비, 청력 저하, 이명, 어지러움, 미각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드물게 뇌염, 폐렴, 뇌졸중 같은 심각한 합병증도 보고된다. 후기 합병증으로써 뇌혈관염도 알려져 있으며, 뇌경색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상포진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만 50세 이상 성인이나 면역 저하로 인해 대상포진의 위험이 높은 만 18세 이상 성인에서 접종이 권고된다.

생활 면에서는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으로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면역 기능을 저하시켜 발병 위험을 높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평소 단백질과 비타민, 아연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면 회복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과로를 피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며 금주와 금연을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발병한 경우에는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부드럽고 소화가 잘 되는 식사를 권장한다.

대상포진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흔한 질환이지만 예방과 조기 치료를 통해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몸의 면역력을 지키는 꾸준한 생활 관리가 최선의 방패이다.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질환이지만 예방접종과 생활 관리로 충분히 예방하고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인하대병원 감염내과 이세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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