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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흔하지만 불편한 질환, 과민성 대장 증후군

2025.09.25


세상을 살다 보면 신경 쓸 일도 많고 복잡한 일도 많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이유 없이 배가 아프거나 갑작스러운 설사, 혹은 변비로 고생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단순한 소화불량이 아니라 ‘과민성 대장 증후군’일 수 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특별한 구조적, 장기의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복통, 복부 팽만감, 설사, 변비 같은 만성적인 장 기능 이상이 발생되어 불편감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전체 인구의 10~15%가 경험할 만큼 흔하지만, 막상 병원 진료를 받는 환자는 그보다 적다. 대장 내시경이나 혈액 검사에서 뚜렷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별다른 병이 아니다”라는 말을 듣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상이 잦아지면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해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려 일상생활 전반에 불편을 주기 때문에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장운동의 불균형, 내장 신경의 과민성, 장내 세균 불균형과 함께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은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진단은 혈액검사, 대장 내시경, 복부 초음파 등으로 염증성 장 질환이나 종양, 특별한 장기의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서도 복통과 배변 이상이 1주 1회 이상,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치료방법은 증상 조절을 위한 약제 복용과 함께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다. 약물치료로는 장 운동을 조절하는 진경제, 설사에 대한 지사제, 변비의 경우에는 대변 완화제(stool softner)를 사용하며, 필요에 따라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약물만으로 치료가 제한 되고 완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생활습관 개선에는 규칙적인 식사, 충분한 수분 섭취, 카페인이나 자극적인 음식 줄이기, 꾸준한 운동이 기본이다. 무엇보다 스트레스 관리와 충분한 휴식이 필수적이다. 특히 가벼운 운동은 장의 기능을 안정시키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음식물 섭취 시 장내 미생물이 발효에 이용하는 올리고당, 유당, 과당, 당알코올 등 포드맵 성분이 많은 음식들은 대장에서 가스를 생성하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이면 줄이거나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음식의 대표적인 예는 콩이나 마늘, 양배추, 식빵, 우유, 사과, 인공감미료, 탄산음료 등이 있다.

장 건강은 삶의 질과 직결된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올바른 관리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적절한 진단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여러 병원을 다니면 많은 검사를 반복하게 될 수 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만성적으로 증상이 반복되지만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경우는 드물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경우 대장암이나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으로 진행하지는 않으나 지속되는 불편감으로 인해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에서의 위축도 많은 환자에서 호소하기 때문에 신체적 증상 조절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진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발생 예방과 관리 차원에서, 일상생활 속 장 건강을 위한 생활 수칙을 실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충분한 수면은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장기능을 회복시키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한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명상이나 요가, 호흡 운동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배변 욕구가 있을 때는 참지 않고 가능하면 바로 해결하는 습관과 과식이나 폭식을 그리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결국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단순히 장의 문제가 아니라 몸과 마음의 균형이 무너졌을 때 나타나는 종합적인 신호라 할 수 있다. 단기간의 치료보다는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생활습관과 정신적 안정을 동시에 돌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생명을 위협하는 병은 아니다. 하지만 환자에게는 일상적인 불편을 넘어 사회적 활동과 인간관계에까지 문제를 유발하는 반드시 치료되고 관리돼야 할 질환이다.

따라서 단순히 증상을 참고 견디기보다는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망가진 장기가 없이 증상이 반복되고 고통을 유발하는 질환도 존재한다. 반복되는 복통과 설사 변비로 고통을 받고 있다면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기를 권장한다.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신종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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