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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잠이 보약, 수면 무호흡증의 원인과 치료

2025.09.16


수면 무호흡증은 잠자는 동안 호흡이 10초 이상 멈추거나 얕아지는 상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흔히 단순한 코골이로 오해받지만 그 영향은 훨씬 심각하다.

이 질환의 원인은 크게 기도 구조적 문제와 신경학적 조절 문제로 나눌 수 있다. 가장 흔한 형태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으로 목 주변 근육이 이완되면서 기도가 좁아져 호흡이 차단되는 경우다.

비만, 목이 굵은 체형, 편도 비대, 코막힘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드물게는 뇌의 호흡 중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하는 중추성 수면 무호흡증도 있다.

증상은 다양하지만 환자 본인이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심한 코골이와 수면 중 숨이 멈추는 현상이나 본인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 본인이 느끼는 증상으로는 아침에 머리가 아프거나 개운하지 않은 느낌, 낮에 심하게 졸리거나 집중이 안되는 증상, 숨이 막혀서 잠에서 깨는 경험 등이 있으며, 심한 경우 업무 능력과 사회적 활동이 크게 떨어진다.

비만이거나 목이 굵은 사람은 특히 위험이 높으며, 가족이 코골이와 숨 멈춤을 목격했다면 전문가 상담을 받아야 한다.

진단은 병력 청취, 수면 설문지, 신체검진을 통해 증상과 위험인자를 평가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수면 무호흡증이 의심되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한다.

수면다원검사는 병원에서 하룻밤을 자며 수면 전 과정을 관찰하면서 호흡, 맥박, 움직임, 코골이, 혈중 산소 포화도, 뇌파 등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수면다원검사상 계산된 무호흡 지수가 일정 기준 이상일 경우 수면 무호흡증으로 확진된다. 2018년 7월 이후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본인 부담률이 20%이다.

치료 방법은 환자의 상태와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는 양압기(지속적 양압 기도 장치)가 꼽힌다. 마스크를 통해 일정한 공기를 불어넣어 기도가 닫히지 않도록 유지하는 방식이다.

 체중 감량은 거의 모든 환자에게 권장되는 치료이자 예방법이다. 또한 자세 교정, 구강 내 장치 착용 등도 증상 개선에 사용된다.

치료 없이 방치하면 단순히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반복적인 저산소증과 수면 분절로 인해 고혈압, 심근경색, 뇌졸중, 부정맥 등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며, 당뇨병 악화, 우울증, 인지 기능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예방은 생활습관에서 시작된다. 체중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고, 음주와 흡연을 줄이는 것이 가장 기본이며 특히 술은 기도 근육을 이완시켜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고 바로 눕기보다는 옆으로 자는 자세가 기도 폐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식이요법은 직접적인 치료는 아니지만 중요한 보조적 역할을 한다. 과도한 칼로리 섭취를 피하고, 저탄수화물과 채소, 적절하고 균형 잡힌 저지방 단백질(닭고기, 생선, 콩류) 섭취를 포함한 식단을 권장한다. 카페인은 늦은 시간 섭취를 피해야 하며, 과식은 수면 중 호흡을 더 힘들게 할 수 있으므로 저녁 식사는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생활 속 관리로 체중 감량, 금주, 금연, 규칙적인 운동이 핵심이다. 특히 유산소 운동은 체중 감량뿐 아니라 호흡 기능 향상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낮 동안 졸음이 심하다면 운전이나 위험한 작업은 피해야 하며 배우자와 가족의 관찰과 지지가 치료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면 무호흡증은 전신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환자는 본인의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단순한 코골이 정도로 여겨 질병으로 생각하지 않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수면 무호흡증은 단순히 '잠잘 때 숨이 막히는 증상'이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인지 기능 저하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이다. 다행히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 그리고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충분히 관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삶의 질과 장기적인 건강을 지켜낼 수 있다.

따라서 수면 중 호흡이 멈추는 증상뿐만 아니라 자주 깨는 증상, 낮에 심하게 졸리는 증상, 아침 두통 등이 지속되거나 가족이 코골이와 숨 멈춤을 목격했다면 수면장애 전문의에게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하대병원 신경과 신용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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