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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치핵, 부끄러워만 할 일은 아니다!

2025.09.05


많은 사람들이 치질로 알고 있으나 치질에는 다양한 양성 항문질환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항문에 발생하는 질환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은 항문 주변에 발생하는 치핵이다.

이러한 치핵은 직장과 항문 부위의 혈관/결합조직/평활근이 포함된 항문 쿠션 조직이 늘어나거나 내려와서 생기는 흔한 질환으로 성인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21년 주요 수술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40대에서 치핵 수술이 1위를 차지했다. 또한 2023년 주요 수술 건수 통계에서는 치핵 수술이 15만 200건으로 세 번째로 많은 수술로 집계됐다.

치핵은 항문을 보호하는 쿠션 역할의 결합조직이 여러 원인으로 탄력을 잃어 통증과 출혈을 동반하며 점차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는 질환을 말한다.

항문과 직장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치핵, 치루, 치열의 세 가지로 구분되며 이 중 치핵이 가장 흔하다.


치핵의 대표적인 증상은 출혈과 탈항이다. 위치에 따라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구분되는데 내치핵은 치핵에서 출혈이 발생하며 통증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반면 외치핵은 치핵 조직이 부풀어 올라 덩어리처럼 만져지고 초기에는 극심한 통증, 붓기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치핵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배변 습관, 변비, 설사, 좌위 생활, 임신, 분만, 고령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변비, 휴대전화를 보느라 오랜 시간 변기에 앉아 있는 습관,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 등은 복압을 상승시키고 항문 주변 조직의 탄력을 감소시킨다.


또한 음주와 흡연 역시 치핵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유전적 요인이 작용할 수 있으며 특히 임산부는 호르몬 변화와 복압 증가로 인해 치핵 발생 위험이 높다.

여성은 임신과 출산 시 골반의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거나 항문 주위 혈관에 울혈이 발생하기 쉽다. 이로 인해 치핵이 새로 생기거나 기존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는 출산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기도 한다.

치핵은 환자 문진을 통해 전형적인 치핵 증상을 확인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육안으로 튀어나온 치핵을 관찰하여 확진할 수 있다.

또는 직장수지검사를 통해 치핵을 확인할 수도 있다. 한편 항문 출혈은 대장암이나 직장암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치핵은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면 증상을 호전시키고 재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증상과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은 달라진다. 경도의 치핵은 보존적 치료나 비수술적 요법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변비나 설사를 예방하기 위해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과음과 고염식을 피하고 온수 좌욕을 통해 혈액 순환을 촉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겨울철 무리한 스포츠 활동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거나 치핵이 심하게 탈항하여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할 정도로 진행했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에는 외과적 수술이 필요하다.

경도의 치핵은 약물 및 생활습관 교정 등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중증 치핵은 대부분 외과적 치핵 절제술이 시행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이는 어떤 질병에서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부끄러움 때문에 치료를 미루기보다 예방을 생활화하는 것이 최선이다.

치핵은 생활 습관 관리만으로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1. 규칙적인 배변 습관 : 변의가 있을 때 참지 말고, 변기에 3분 이상 오래 앉아 있지 않는다.
2. 섬유질 섭취 : 채소, 과일, 통곡물을 충분히 섭취해 변비를 예방한다.
3. 운동 : 걷기나 스트레칭 등을 통해 혈액 순환을 개선한다.
           등산이나 무거운 기구를 드는 운동, 자전거 타기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4. 좌욕 : 따뜻한 물에 하루 1~2회, 10~15분 정도 좌욕을 하면 통증과 부기를 완화할 수 있다.

치핵은 방치할 경우 악화될 수 있지만 조기 진단과 관리로 충분히 치료 가능한 질환이다. 항문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변비 예방,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핵은 초기에는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지만 출혈이 심하거나 통증이 지속될 경우에는 전문적인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하다.


하대병원 외과 최문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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