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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초기 증상 없는 치명적 암, 췌장암에 대하여

2025.05.19


췌장암은 췌장에 발생한 악성 종양으로, 주로 암세포로 구성된 종괴를 말한다. 췌장암에는 여러 유형이 있는데, 그중 약 90%는 췌관 세포에서 발생하는 췌관선암종이다. 일반적으로 ‘췌장암’이라고 하면 이 췌관선암종을 의미한다.

2021년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암 발생률 8위, 암 사망 원인으로는 5위를 차지한다. 남성에서 더 흔하고, 주로 50세 이후에 발병한다. 췌장암은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시간이 지나면서 복통, 식욕 부진, 체중 감소,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새롭게 당뇨병이 발생하거나 기존 당뇨병이 악화되기도 한다. 췌장은 후복막 깊숙한 곳에 위치해 위, 대장 등 여러 장기에 둘러싸여 있어 일반적인 복부 초음파로는 병변을 확인하기 어렵다.

또한 췌장의 소화 효소 기능이 상당 부분 유지되기 때문에, 기능이 90% 이상 손실될 때까지도 자각 증상이 드물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췌장암은 조기 진단이 어렵고, 진단 당시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

실제로 수술이 가능한 1기 또는 2기 환자는 전체 환자의 약 30%에 불과하며, 수술이 가능하더라도 5년 생존율은 20% 내외로 낮은 편이다. 전체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약 8%에 불과하다. 췌장암의 명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흡연, 과도한 음주, 두경부·폐·방광암 등의 과거력, 오래된 당뇨병, 고지방 식이, 일부 유전 질환 등이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또한 음주를 줄이고 고지방·고칼로리 식이를 피하면서 비만을 예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채소 위주의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도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췌장암의 진단에는 복부 초음파,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내시경 초음파(EUS),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혈청 종양표지자 검사, 조직 생검 등 다양한 검사를 활용한다.

 치료의 원칙은 암이 발생한 부위와 주변 림프절을 포함해 완전 절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조기 진단이 어려워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전체의 약 30%에 불과하다. 췌장 절제술은 평균 6시간이 소요되는 고난이도 수술이며, 환자에게 큰 신체적 부담을 준다.

 췌장은 소화액을 생성하는 장기이기 때문에 수술 후 합병증 위험도 높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술 정확도와 환자 회복 속도가 개선되고 있으며, 항암화학요법을통해 생존 기간을 연장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진행성 췌장암 환자에서 항암 치료의 목적은 암의 진행을 억제하고 통증 및 기타 증상을 완화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데 있다. 심한 통증을 겪는 환자가 많지만, 많은 환자에서 경구 진통제로 증상이 조절되며, 일부는 신경차단술이나 방사선 치료가 병행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췌장암은 전 세계적으로 예후가 가장 불량한 암 중 하나로, 현재까지도 뚜렷한 예방 수칙이나 권고되는 정기 검진 기준은 없는 상태이다. 따라서 금연, 절주, 균형 잡힌 식생활과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가장 현실적인 예방법이다.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정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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