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철, 피부에 트러블이 생기는 이유
피부는 자연보습인자나 피부각질층의 지질, 피지 같은 성분이 층을 이루어 구성된다. 각질 세포 사이사이를 자연보습인자나 여러 지질이 둘러싸 물리적 장벽을 형성하고 피부의 수분을 유지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찬 바람이 부는 가을이 되면 피부는 손상을 입는다. 바람을 맞는 것만으로도 피부 온도가 떨어지고 각질층의 수분이 증발해 피부가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피부의 지방샘과 땀샘이 위축되면서 더욱 건조해지고, 이로 인해 피부건조증이나 홍조현상, 아토피 피부염, 건선 등 피부질환이 쉽게 생긴다.
질환은 아니지만 신경쓰이는 피부건조증
피부가 붉어지고 표면에 거칠한 각질이 일어나면서 가렵다면 피부건조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피부건조증은 피부 수분이 정상의 10% 이하로 떨어졌을 때 발생한다. 남녀구분 없이 중년층에서 잘 발생하며 주로 정강이 부위에 나타난다. 노화나 아토피 등 피부 내적 요인도 있지만 건조한 환경이나 바람과 같은 외적 인자도 원인으로 꼽힌다.
피부건조증은 특별한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검사가 필요 없다. 피부가 건조한 부위에 수시로 유분이 많은 보습제를 바르고, 각질을 억지로 제거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각질을 벗겨낼수록 오히려 더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안면홍조는 추운 곳에서 따뜻한 실내로 들어오거나 과격한 운동을 했을 때 얼굴이 갑자기 붉어지고 화끈거리는 현상이다.
이 질환은 모세혈관이 확장되면서 일어나는데, 혈관의 수축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정상 상태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 특징이다.
안면 홍조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가을에 특히 자주 나타난다. 피부건조증과 달리 안면홍조는 피부질환이며, 홍조로 고생하는 환자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3년간 안면홍조로 고생하는 환자의 수가 약 20%씩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는 대한피부과학회의 조사 결과가 이를 반증한다.
만성피부염이나 주사, 피부 연고제를 남용한 사람이나 폐경기를 맞은 50대 여성에게서 안면홍조가 흔히 발생한다.
혈관을 선택적으로 수축시키거나 파괴하는 혈관 레이저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호전된다.
평소 안면홍조를 유발할 수 있는 사우나나 찜질방, 피부에 자극을 주는 햇빛 노출을 피한다. 안면홍조 유발 성분인 술을 마시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한번 생기면 10~20년 가는 건선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기고 그 위에 은백색 각질이 덮이는 건선은 대기가 건조해지는 가을과 겨울에 더욱 심해진다. 팔꿈치, 무릎, 엉덩이, 두피 등 자극을 많이 받는 부위에 주로 발생하며 심하면 피부가 딱딱해지고 염증과 고름이 생긴다. 건선은 피부면역세포가 지나치게 활발해져 피부에 염증을 일으키고 각질을 과다하게 생성하면서 일어난다. 가족력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부모가 모두 건선이면 자녀가 건선에 걸릴 확률은 41%, 부모 중 한 명이 건선이면 자녀가 건선에 걸릴 확률은 14%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선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질환이므로 평소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보습이 중요하다. 건선의 위험 인자인 술과 담배는 피하고,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계나 자율신경에 변화가 생기면 피부면역체계에도 이상이 생기므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의한다. 비만일수록 건선 증상이 심해지고 치료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 만큼 식이조절과 꾸준한 운동을 통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가을이면 더욱 심해지는 아토피
아토피는 가려움을 동반한 만성 습진성 피부질환으로 소아와 성인에서 고루 나타난다. 아토피가 발생하는 계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피부가 쉽게 수분을 빼앗기고 건조해지는 가을은 아토피 환자들에겐 더더욱 반갑지 않다.
소아 아토피는 주로 유아기나 소아기 때 시작되며 남녀 동일하게 나타난다. 2세 이전에는 양볼 및 팔다리 부위에 잘 생기고, 2~10세 까지는 팔꿈치 앞 부위 및 오금부 등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잘 생긴다.
성인 아토피 역시 소아와 마찬가지로 접히는 부위, 목 양측 및 얼굴에 나타난다. 아토피는 피부장벽기능과 면역체계의 이상, 환경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여 발생한다.
가려움이 심하거나 진물이 나면 이차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진료 후 약을 처방 받아 복용하는 것이 좋다. 흔히 항히스타민제로 완화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경구 스테로이드제, 면역조절제를 사용해 가려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내 피부를 지키는 생활습관
촉촉한 피부를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수분 공급이다. 물은 하루에 8컵 이상 충분히 마시고, 각질이 생기면 밀듯이 벗겨 내거나 문지르지 말고 보습제를 발라 관리하는 것이 좋다.
샤워할 때 물이 지나치게 뜨거우면 피부가 땅기고 쉽게 건조해지므로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고, 장시간 목욕하는 습관도 피부를 건조하고 거칠게 만들 수 있다. 샤워는 최대한 빨리 끝내고, 물기를 닦은 후 바로 로션을 발라 보습한다. 찜질방이나 사우나는 피부의 수분을 증발시키므로 자제한다. 지속적인 햇빛 노출은 피부장벽을 손상시키고, 건조한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하므로 주의한다. 또한 커피, 홍차, 초콜릿 등에 들어있는 카페인과 술, 탄산음료는 이뇨작용을 촉진해 몸속 수분을 빠져나가게 하므로 차 대신 물을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안 뿐만 아니라 평소 영양 상태나 휴식, 적정한 수면 시간 등도 피부 상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신체면역기능을 활성화해 피부질환 등에 방어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비타민 C는 피부 탄력과 부드러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오렌지 주스나 시금치, 풋고추 등에 비타민 C가 풍부하므로 평소 관련 음식을 많이 먹는 식습관을 유지해 피부를 관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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