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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착하고 느린 암, 갑상선 암이란?

2025.05.22


갑상선은 호르몬을 생성하고 분비하는 내분비 샘으로, 인체의 대사과정을 조절하여 각 기관의 기능이 원활하게 유지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갑상선에 혹이 생긴 것을 ‘갑상선 결절’이라 하며, 이는 양성 결절과 악성 결절로 구분된다. 전체 갑상선 결절 중 5~10%는 악성 결절인 갑상선암으로 진단된다.

갑상선암의 95% 이상은 분화도 (암세포가 정상세포와 닮아 있는 정도)가 좋은 유두암이며 그 외 여포암, 미분화암, 수질암 등의 종류가 있다. 2024년에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의하면, 2022년 한 해 동안 새로 진단된 암 환자의 12%가 갑상선암으로 집계되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여성의 경우 유방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며, 남성보다 약 5배 정도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하지만 갑상선암은 높은 발병률에 비해 진행 속도가 느리고, 사망률이 매우 낮아 흔히 ‘착한 암’으로 불린다.

대부분의 환자는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경우 장기간 생존이 가능하다. 그러나 착한 갑상선암의 일부는 크기가 매우 작음에도 불구하고 원격 전이를 동반하거나, 빠른 진행 및 잦은 재발을 보이기도 하며, 장기간 방치될 경우 공격적인 성향으로 변할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검사와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갑상선암의 발생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방사선 노출, 유전적 요인, 과거 갑상선 질환 등이 발병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경우 갑상선암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며, 일부 연구에서는 비만이 갑상선암의 발생 위험을 약 33%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갑상선암은 대부분의 암이 그러하듯 초반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암이 점차 진행되며 목 앞쪽에 덩어리나 종괴가 만져질 때, 호흡곤란, 성대 마비,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과 지속적인 만성피로 등이 있을 때 갑상선암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갑상선암은 초기에는 무증상으로 대부분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며, 초음파 검사를 통해 결절의 모양과 크기를 확인한다. 결절의 대부분은 양성으로 확인되지만, 초음파상 악성 결절로 의심되는 경우 세침 흡인세포검사를 시행한다. 이는 결절에서 채취한 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해 암세포 유무를 평가하는 검사로, 결과에 따라 수술, 세침흡인검사의 반복, 또는 초음파 추적 검사 등이 권고된다.

갑상선암의 1차 치료방법은 수술이며, 종양의 크기, 주위 조직 침범, 림프절 전이 여부에 따라 적절한 수술 범위를 결정한다. 또한 흉터를 최소화하는 내시경 갑상선 절제술 또는 로봇수술을 선호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암의 크기가 1cm 이하이고, 림프절 전이가 없는 저위험 미세 갑상선 유두암에서는 6-12개월 간격의 초음파로 추적 관찰을 하는 ‘적극적 감시’ 개념이 도입되었으며, 다만 이는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적합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갑상선암 수술의 합병증은 낮은 편이며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목의 부종, 목소리 변화, 일시적 저칼슘혈증으로 인한 손발 끝 저림, 근육 마비, 경련 반응 등이 일부 발생할 수 있다. 

수술 후 관리로는, 전절제술을 받은 모든 환자와, 반절제술을 받은 약 15%의 환자가 평생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 이는 호르몬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갑상선기능 저하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자극호르몬은 남아 있는 갑상선암세포의 성장을 자극할 수 있어, 이를 억제하기 위한 목적에서도 갑상선 호르몬제의 복용이 필요하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전절제술을 받은 환자에서 현미경적으로 남아있을 수 있는 잔여 정상 갑상선 조직 혹은 암세포를 제거하고, 암의 전이 여부를 확인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수술 후 병리 결과와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한다.

갑상선암의 10년 재발률은 약 10~30%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수술 후에도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 및 혈액검사를 통해 조기에 재발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갑상선암을 예방하려면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방사선 노출을 피해야 하며, 갑상선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권장된다. 갑상선암에 특별히 좋은 음식이나 나쁜 음식은 없으며,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 적정 체중관리를 통해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하대병원 내분비내과 김채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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